그림 초보가 크로키 하는 법

여러분 ㅎㅇㅎㅇ

 

오늘은 그림 초보가 크로키를 하는 법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글 쓰는 김에 저도 오랜만에 한 장 그려 보고 말이죠..ㅋㅋ

 

 

 

그런데 그 전에 크로키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 잠깐 먼저 이야기해야 될 것 같네요.

 

저처럼 성인이 되어 취미로 그림을 접한 사람들은 크로키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쉽게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뭔가 예술적인 포즈를 한 모델을 30초 ~ 5분 정도의 굉장히 짧은 시간내에 그려내는 것'

 

같은 인식이죠. 

 

저도 그림을 처음 시작하면서 잘 그리는 법을 검색해 보면 모작과 더불어서 크로키를 하라는 글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크로키를 검색해 보면 어떤 유튜브 채널이 많이 추천되는데, 거기에 들어가 보면 짧으면 15초, 길어야 5분 정도의 시간 동안 특정한 자세를 한 모델들을 그리라고 합니다.

 

뭐 그림 고수들이 입을 모아 크로키가 좋다고 하니 저도 따라했죠.

 

그리고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시간낭비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개뿔도 실력이 없는데 5분간 그려봐야 뭘 어떻게 그리겠습니까ㅋㅋㅋㅋ

 

15초 30초는 고사하고 10분 동안 그려도 이건 뭐 그림도 아니고....종이 쓰레기만 양산하고 말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가 그 크로키라 불리는 행위를 하면서 그림실력이 향상된다는 느낌을 단 1%도 받을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아무튼 그래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1. 크로키를 하는 목적

 

2. 유튜브 크로키 채널을 비추하는 이유

 

3. 초보에게 추천하는 크로키 방법

 

순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림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발언이니 무시할 분은 무시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림을 모르는 같은 초보의 경험담이니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 크로키를 하는 목적

 

크로키는 왜 할까요?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죠.

 

그리고 그중에서 인간의 움직임. 즉 동세라 불리는 부분의 향상을 노리고 하는 그리기입니다.

 

사람들은 사진 같은 순간의 장면만으로도 사람이나 동물이 움직이는 중인지 아니면 멈춰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동물들은 움직일 때와 멈춰있을 때의 근육, 피부, 뼈 등의 위치가 다르고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동감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동세를 표현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하는 연습이 크로키인 것이죠.

 

 

2. 유튜브 크로키 채널을 비추하는 이유

 

1. 생동감 있는 그림을 그리는 데에 도움이 안됨

 

 

말 그대로입니다.

 

왜냐면 모델들의 자세가 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당연한 소리죠ㅋㅋ

 

모델이 계속 움직이고 있으면 따라 그릴 수가 없지 않습니까ㅎㅎ

 

그래서 모델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역동적일 수가 없죠. 

 

위에 말했듯이 사람은 근육, 뼈, 옷 등이 움직일 때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순간적으로 파악하여 '아 움직이는 중이구나' 라고 인식합니다.

 

동세는 특히 관성과 연관이 많아서 이 움직이는 순간이 아니면 나타낼 수가 없습니다.

 

모델들은 뭐 나름대로 이런저런 자세를 하고 있긴 있는데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는 포즈입니다.

 

좋게 말하면 예술적이고 뭔가 있어보이는 포즈이고, 안 좋게 말하면 현실에서는 전혀 볼일이 없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들을 하고 있습니다.

 

실물을 보고 그린다면야 이게 의미가 있겠지만 굳이 모니터로 이걸 보고 그릴 이유가....

 

요즘 세상에는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영상, 사진을 넘치게 찾을 수가 있어서 그런 걸 보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2. 아무짝에도 도움 안 되는 시간제한

 

 

초보자는 빨리 그리려고 하면 안 됩니다.

 

15초 동안 낙서하면 낙서 실력은 늘겠죠. 그러나 그림 실력은??

 

어떤 분야든지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으면 현재 수준에 맞는 방법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몇 시간을 줘도 만화의 한 장면 조차 따라하기 벅찬 초보들이 1분도 안 되는 시간 내에 아무리 간단하게라고는 해도 실제 사람을 어떻게 그리겠습니까.

 

저는 그림을 그린 지 벌써 몇 년이 되었지만 1분 안으로는 아직도 졸라맨밖에 못 그리며 10분을 줘도 형태가 망가진 그림밖에 못 그립니다..

 

아마 님들도 전공이 미술이 아니고 본업이 따로 있어서 한 달에 그림 한 장 그릴까 말까 한 취미생이라면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닌가요? 제가 님들을 너무 저평가하는 걸까요?

 

'나는 너 같은 노재능충과는 달라!!'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뭐 크로키든 크리코든 맘대로 하셔도 되겠죠ㅋㅋㅋ

 

'니가 그림을 너무 느리게 그려서 아직 이 정도 실력인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느린게 문제가 아니고 안그리는게 문제 ㅠ

 

 

3. 초보에게 추천하는 크로키 방법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이겁니다.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보고 30분~2시간 정도 투자해서 동세를 그리는 것입니다.

 

아니면 동영상을 일시정지하고 그려도 됩니다.

 

이러면 모델의 동세도 굉장히 역동적이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그 동세를 어느 정도 표현할 수도 있고, 세세한 마무리까지는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많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입문자들에게는 2시간도 결코 긴 시간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5분만 투자해도 그럴듯한 실루엣이 나오는 분들은 이미 초보가 아니거나 천재이거나 이상한 그림을 이상하다고 인식조차 못하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30분 동안 그린 크로키 한번 보고 가시죠.

 

오랜만에 그려봤습니다.

 

3분 아니고 30분입니다ㅈㅈ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여 그린 타격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