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의 시작입니다.

 

오른쪽의 나무 그림자 같은 부분부터 먼저 그렸습니다.

 

왠지 이 부분은 뒤로 미루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똑같이 그리려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도 들어서 그냥 느낌만 냈습니다.(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합리화)

 

그렇게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뒤에 벽면은 선이 너무 많아 보여서 뒤로 미루고, 그나마 쉬워 보이는 왼쪽의 집들과 차부터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별 것 안그린 것 같지만 상당히 많은 수의 선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이런 그림을 안그려 봤을 때는 '그냥 명암이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미친 노가다가 따로 없다는 생각뿐입니다.

 

저는 그냥 사진 모작하는 게 더 편한 것 같네요.

 

어쨌든 그리기로 한 이상 계속 그립니다.

 

ㅋㅋㅋㅋㅋ

 

왜 웃냐고요?

 

며칠간 짬을 내서 혼신의 힘을 다한 노가다가 GIF로 표현되니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서요.

 

선 긋기도 그 자체도 익숙하지 않아서 핵고통을 당하는 중인데, 그러면서 원본과 비교하면서 퀄리티를 올리려니 정말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습니다.

 

그림이 복잡해지다 보니 틀린 게 보이는데도 그냥 타협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그림이 점점 완성되어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힘을 내고 그림을 계속 그렸던 것 같네요.

 

그리고 이쯤이면 그림이 한 80%쯤은 완성됐다고 생각해서 얼굴을 다시 한번 손보기 시작했습니다.

 

예쁜 얼굴이고 맘에 들긴 하는데 뭔가 원본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이게 패착이었습니다.

 

또 며칠을 까먹고 만 것입니다..

 

심지어 며칠 동안 고민해서 그린 눈코입이 더 나아졌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그런 슬픈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눈 사이가 너무 먼가? 눈이 너무 짝눈인가? 코와 입의 위치는 정확한가? 각 눈의 높이는 이게 맞는 건가?

 

라는 의문이 도무지 해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원래 얼굴을 잘 못 그립니다.

 

그렇다고 다른 걸 잘 그리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ㅋㅋ

 

제가 사진 모작한 그림을 보시면 알겠지만 얼굴은 보고 그대로 그리는 것도 참 어렵더라고요.

 

하여튼 그렇게 며칠 고민한 게 이겁니다.

 

머리카락과 귀가 조금 내려온 얼굴이 수정한 얼굴입니다

지금 봐도 뭐가 나은지 잘 모르겠네요.

 

고친 그림이 뭔가 모르게 퀄리티가 높아 보이기도 하면서도 고치기 전의 인상이 쫌 더 마음에 드는 듯하기도 하고 그냥 다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ㅋㅋ

 

어쨌든 여기에만 집착할 수 없으니 계속 그려 나갑니다.

 

완성까지

안그려진 부분은 그리고 틀린 것 같은 부분은 수정합니다.

 

3초짜리 GIF파일과 한 줄로 설명이 끝났지만 며칠간의 시간과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 과정입니다.ㅋㅋㅋ

 

이게 진짜 보는 거랑 다릅니다.

 

한번 해 보면 얼마나 빡센지 느껴지실 겁니다.

 

뭐 프로의 그림을 초짜가 따라 그리는 거니 힘든 게 당연하긴 하지만요ㅋㅋ

 

그리고 완성입니다.

끝!

 

그림을 거의 안 그린 날도 있고 아예 안 그린 날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약 2주에 걸쳐서 그린 그림입니다.

 

빡셌네요.

 

모작이긴 해도, 그리고 원본과 다른 점도 많긴 하지만 제가 이런 그림을 흉내라도 낼 수 있게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뭐 이 정도면 그런대로 만족스럽습니다.

 

배경을 그려보자는 목표와, 저번의 아다치 미츠루 모작보다는 열심히 그려보자는 목표도 달성한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 그릴 때마다 조금이나마 실력이 오르는 느낌도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저처럼 만화 한 페이지 따라 그리는 데 2주씩 걸리는 사람도 있으니, 몇 시간 그리고 그림 안그려진다고 너무 자책 마세요ㅋㅋㅋ

 

마지막으로 원본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와아키 히토시 - 후코가 있는 가게

 

다음 그림은 언제가 될지, 뭘 그리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페이스가 좋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보니까 작년에 그림 네 장 그렸네요ㅈㅈ

 

동물도 그려보고 싶고, 더 어려운 사진도 그려보고 싶고, 그냥 머릿속에 있는 장면도 그려보고 싶고 아무튼 그릴 건 많은 데 막상 잘 안그리게 되네요.

 

그나마 블로그 시작해서 이 정도라도 그렸다고 생각합니다ㅋㅋ

 

어쨌거나 크로키 같은 거라도 좀 더 해서 그림을 자주 올려 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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